영화광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8. 1. 20. 23:36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토요일 저녁 우리 가족 이벤트로 제일 신나는 일은 영화 관람이다.

 

새로운 영화가 개봉되면 일요일 조조(4000원)를 보거나 참지 못할 생황이라면 토요일에 관람을 한다.  

 

'우생순'은 가족이 모두 볼 수 있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핸드볼 국가대표팀이 은메달을 거머 쥔 감동적인 실화를 다루고 있어 기대가 컸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 운동선수들의 애환을 알게 되었다. 비인기 종목이라 특히 여자 핸드볼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실업팀이 없다는 것이 너무 슬펐다.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집안 사정 때문에 핸드볼 국가 대표 선수도 할 수 없는 아줌마 선수(문소리)의 사정이다. 올림픽에 참가해 금메달과 은메달까지 땄지만 뛸 실업팀이 해체되는 바람에 슈퍼마켓 점원이 되는 신세....  이 아줌마는 돈을 위해 뛴다고 했다..... 너무 슬펐다. 악바리 근성의 근원이 돈을 벌어야 할 형편이라니... 나라의 명예나 선수인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서도 아니고....    

 

 

결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어린 아들은 어린이집에 맡길 시간이 없어 연습장, 심지어 경기장에도 데리고 다닌다. 유난히 축구를 좋아하는 그 아이는 핸드볼 공을 차고 핸드볼 골대에 공을 넣고 '골인'라고  외치고...  국가 대표 선수인 엄마들을 위해 탁아시설 조차 갖추고 있지 못하다니..... 생리를 하면 게임에서 빠질까봐 숨기는 현실... 여자 감독을 원치 않는 협회...  이혼 경력이 감독이 될 수 없는 조건...

 

 

 

어린 후배 선수들과 어울려 경기를 한다는 것이 힘든 일이지만 각자 뛰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아줌마들의 체력이 걱정되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저력을 보여 주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나?

 

영화를 보는 동안 계속 가슴이 짖눌렸다.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왔지만 눈물이 많이 나지 않았다. 나도 그들처럼 그런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인가?

 

아줌마가 되기 전에도 여러 이유로 차별을 받았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러고 보니 아줌마가 아니 엄마가 된 이후로는 그깟 일들에 많이 무뎌진 것 같다. 자존심이 상하거나 눈 앞이 캄캄해져도 그저 이 어려움을 이겨 낼 일만 생각하느라 그리 된 것 일까? 

 

영화를 보고 나서 걸어 나오면서 난 다시 한번 우리 나라에 따뜻한 사랑을 느꼈다. 비인기 종목이라 누구도  거뜰떠  보지 않는데 저리 열심히 헤쳐가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얼마전 '쿨러닝'팀도 마찬가지...  사람들은 그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데 찬사를 보내지만 금방 잊어 버린다.

 

사람들의 관심에 예민하지 않고 그저 세계 1인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이들 뿐이랴... 너무 뿌듯했다.

 

나라의 교육 여건이 좋지 않지만 우리 아이들 반듯하게 키워 나라에 보탬이 되게 해야 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아줌마의 힘!! 우리 나라를 이끄는 힘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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