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인 기자의 콩글리시 비판]
- 영어 작문은 수학 공식이 아니다!
- 관용어구만 줄줄… 창의력 ‘빵점’의 한국인들
- 영어 작문은 수학 공식이 아니다!
한국 땅을 처음 밟았을 때 나 역시 여느 외국인과 다름없이 영어학원에 일자리를 얻었다. 영어 작문반 수업을 맡게 된 나는 학생들에게 물었다. “작문 좋아해요?” 예상했던 바이긴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작문을 끔찍하게 여겼다. 영어는 물론, 한국어를 이용해 글 쓰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대 사회에서 글 쓰는 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기회란 흔치 않다.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친구의 홈페이지에 들러 안부를 남길 때, 인터넷 뉴스에 댓글을 달 때 할 것 없이 시시때때로 문장과 단락, 혹은 그 이상의 것을 조합해 한 편의 글로 완성시켜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급속하게 국제화되고 있는 21세기에서 일하고 살아갈 계획이라면 한국에 산다 해도 한국어 작문만 잘하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영어로도 한국어만큼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이의 상품가치는 값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높다.
마케팅이나 미디어·광고 관련 기업에선 이미 영어 작문을 필요로 하는 업무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으며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이를 바짝 뒤쫓고 있는 추세다. 만약 서류 양식이나 업무상 이메일을 능숙한 영어로 작성할 수 없다면 2008년 현재 고용자 입장에서 당신은 ‘쓸모 없는 직원’으로 낙인 찍힐지도 모른다.
영어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한국인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두말할 것 없이 ‘말하기(speaking)’다. 그렇다고 이들이 스스로의 작문 실력에 만족하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글을 활용한 의사소통 방식은 단순히 해당 언어를 이용해 생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만약 누군가가 영어 작문을 통해 스스로의 전문성과 지성을 드러내고자 한다면 그 글에 사용되는 영어는 정확해야 할 뿐 아니라 품격을 갖춰야 한다.
한국인은 왜 영작에 약한가
시험용 영어에 익숙, 머릿속은 관용어로 가득
어휘만 나열한 기계적인 글은 토익에서나 통해
흔히 한국인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다른 나라 학습자에 비해 문법이나 어휘 암기 실력이 탁월한 걸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작문을 잘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본이 갖춰져 있다고 해서 글의 완성도까지 높은 점수를 매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제로 한국인의 영작 내용은 그들의 문법과 어휘 실력에 비춰볼 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토익(TOEIC) 같은 영어공인시험 성적 향상에 기반을 둔 교육 시스템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원은 수강생에게 “시험에 나오는 제시문을 잽싸게 이해하고 답을 찍는 방법을 가르쳐 단기간에 점수를 올려주겠다”며 호언장담한다. 그리고 이런 요령 위주의 상술이 여전히 먹히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너무 많은 일자리가 이런 유의 시험 성적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시가 다급한 구직자들이 이런 ‘지름길’의 유혹을 떨쳐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결과 학원들은 어린 수강생의 머리를 ‘on the other hand(반면에)’나 ‘in sum(요컨대)’ 따위의 뻔한 관용어구로 잔뜩 채워놓았다.
학원들이 수강생을 독려해 양산하는 영어 에세이는 하나같이 문법적으로는 그럴 듯하지만 글 속에 혼이 없다(soulless). 그저 기계적으로 자신이 배운 어휘를 나열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런 글은 ‘토익형 학문 세계’에서나 통할까, 그 외엔 별 가치가 없다.
만약 다국적기업의 외국인 CEO가 이 회사에 지원서를 낸 당신에게 에세이 작성을 요구했다고 치자.(이건 단순한 가정이 아니다. 최근 들어 이런 상황은 직종을 불문하고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만약 학원에서 배운 형태의 글을 써낸다면 그 회사에 취직하는 건 일찌감치 포기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뻔한 관용어는 잊어라!
‘반면에’를 뜻하는 연결어는 무조건 on the contrary?
‘on the other hand’ ‘actually’… 상황에 따라 달라
문법만 놓고 보면 한국인의 영어 실력은 분명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게 ‘품격 있는 글’로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아 보인다. 글의 품격이란 해당 언어권 문화에 대한 적절한 지식이 수반됐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인 영어뿐 아니라 어떤 언어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컴퓨터는 각각의 코드를 적절히 조합해 그 결과치를 인식함으로써 작동하지만 인간이 언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제는 이와 전혀 다르다. 언어, 그중에서도 특히 글은 글쓴이의 사고체계와 미묘한 어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건 ‘사고의 구조(structure of thought)’다. 영어 작문에서 영어권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사고구조 때문이다. 한국과 영어권 국가의 사고구조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각각의 언어로 쓰여진 글 역시 다른 모습을 띤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서양인의 생각과 일상을 글 속에 녹여내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절대 잊어선 안 된다. 의사소통의 첫 단계는 반드시 ‘생각을 영어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걸!
한국에서 이른바 ‘작문(writing)’ 타이틀을 붙인 수업은 몇 가지 유형에 따라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매단락은 ‘on one hand(한편)’처럼 글을 여는 연결어로 시작된다, 단락을 구성할 땐 ‘첫째’ ‘둘째’ ‘셋째’ ‘기타’와 같은 목록을 만드는 게 좋다…. 그러나 단언컨대 영작문에 대한 이런 식의 접근은 서양인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식상한 방법이다. 심지어 종종 이런 연결어들은 잘못 가르쳐지기도 한다.
‘on the contrary(그렇기는커녕)…’란 표현의 예를 들어보자. 사실 당신이 이 숙어를 써야 한다고 배운 문장엔 ‘on the other hand(반면에)…’나 ‘in spite of this(~에도 불구하고)…’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게 더 적절한 경우가 훨씬 많다.
‘on the contrary’는 일반적으로 특정 정보를 부인하는 경우에 사용된다. “난 서울이 작은 도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꽤 크더라”고 할 때 “I think Seoul is a small city. on the contrary, it’s quite big”과 같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지만 현대 영어에선 이런 상황이라 하더라도 ‘on the contrary’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actually(사실은)’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당신이 작문에서 ‘on the contrary’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면 당신의 글은 셜록 홈스 추리소설 속 캐릭터의 대사 정도로 상대방에게 각인될 것이다.
비슷한 예는 영단어 ‘rather’를 수량형용사(quantifier)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rather’엔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다음과 같은
예문에서 흔히 발견된다. “I’d rather go to the cinema than the swimming pool(수영장에 가느니 차라리 극장에 가겠다).” 그러나 “이 차가 더 빠르다”란 문장을 영작할 때 “This car is rather fast”라고 하진 않는다. ‘rather’를 하나의 단어로 떼내어 해석하지 않고 문장 속 용례를 통해 이해하려는 습관이 없다면 후자와 같은 실수는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
지금 당장 외국 신문을 들어라!
잘 쓰여진 텍스트 읽고 베끼는 것이 최선
닥치는 대로 읽어 영어식 표현 익숙해지도록
지금 당장 ‘워싱턴포스트’나 ‘텔레그라프’, ‘시드니 모닝 헤럴드’ 같은 세계 유수의 신문 기사를 훑어봐라. 거기엔 당신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연결어들이 존재할 것이다. 영자 신문 기자들 역시 당신이 알고 있는 수많은 연결어를 알고 있지만 구태의연하게 그 조합들을 반복해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1000개가 넘는 단어를 이리저리 꿰어 맞춰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을 만들어낸다. 그렇고 그런 연결어를 기초로 한 작문 방식이 형편없고 뭔가 빈약해 보인다면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건 당신에게만 귀띔하는 건데) 영어 작문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가장 잘 쓰여진 텍스트를 읽고 그 작문 방식을 베끼는 것이다. 영어 교재든 잡지든 소설이든 관계없다. 닥치는 대로 많이 읽고 거기에 사용된 표현을 눈여겨 살펴라. 당신 손을 거쳐간 영어 텍스트가 많으면 많을수록 서양식 문체와 문법 구조에 대한 이해 수준도 높아질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전문작가의 작품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정식으로 출판되기 전 일련의 전문가 그룹에 의해 문체나 어법 등을 철저하게 점검 받았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영자 신문들은 주요 기사들을 웹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Sophie’s World)’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Animal Farm)’ 등은 원서로 읽기에 큰 부담이 없으면서도 훌륭한 문장들로 구성돼 있어 한국인이 작문 공부를 하기에 더없이 훌륭한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 ▲ 효과적인 작문 연습을 위해선 학원수업에만 의존하지 말고 영자신문이나 영어소설 등을 꾸준히 읽고 베껴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photo 조선일보 DB
작문의 길, 문화 이해에 있다
‘영어=외우는 과목’이란 한국식 교육법부터 고쳐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이 단어 외우기보다 중요
역량 있고 학생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영어 강사라면 작문 수업에서 단순히 문장을 나열하는 테크닉에 집중하기보다는 한 편의 글을 짜임새 있게 조직하고 문체를 세련되게 가꾸는 법을 가르치려 노력할 것이다. 한국인이 유독 이 부분에 취약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듣는 한국인의 상당수는 여전히 주어진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는 데 급급한 게 현실이다. 이는 영어 학습 초창기부터 한국인에게 ‘영어=외우는 과목’이란 인식이 깊이 뿌리 박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행 한국 영어교육 체계는 일단 확립된 고정관념을 오히려 고착화시키고 있다. 글 속에 숨겨진 필자의 본래 생각을 펼치는 데 도움을 주지도, 효율적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주지도 못하는 것이다.
영어 작문을 잘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건 바로 글쓴이 자신의 생각이다. 서양 문화에선 우상파괴자와 반역자도 포용한다. 이런 문화적 바탕을 모른 채 한국인이 해당 주제에 대해 글을 쓴다면 그 글이 영어문화권 사람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요컨대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자질을 보유하는 것, 곧 해당 언어권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를 바탕으로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갈고닦는 일은 풍부한 어휘력을 갖추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지루한 것보다는 틀리는 게 낫다
작문의 핵심은 독창성(creativity)과 새로움(newness)
결론 미리 정하고 쓰지 말고 다양한 사례 최대한 활용을
결국 논점은 ‘그래서 작문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로 귀결된다. 슬프지만 가장 정확한 답은 ‘타고나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한국에서 웬만한 ‘네이티브 스피커’보다 훨씬 영어 작문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의 능력은 문법이나 어휘 기술보다는 구태의연한 선례를 깨뜨리려는 타고난 능력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런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은 정해진 틀 바깥에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에세이 한 편을 쓴다고 치자. 주어진 질문에 ‘예스(yes)’ 아니면 ‘노(no)’라고 성급하게 답을 결정한 후 글을 써내려 가선 안 된다. 작문하는 데 그처럼 멍청한 방법은 없다.
대신 독자 입장에 서서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최대한 활용해라. 아울러 글마다 독자에게 화두를 던지고 적극적으로 대화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매사 스스로를 벼리는 자세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독자로부터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서양 문화권에선 더욱 그렇다. 만약 당신이 글로써 독자를 화나게 하거나 슬프게 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의 호평은 없다. ‘따분하고 지루한 글’이란 평가(혹은 무관심!)보다 그 편이 훨씬 낫다.
'독창성(creativity)’과 ‘새로움(newness)’. 영어 작문을 잘하는 데 이 두 가지가 핵심 요소라는 걸 한국인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평범한 글과 뛰어난 글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이 둘을 벗어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글의 품격을 무시한다면 작문의 기술을 익힐 때도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글의 품격이란 독창성, 그리고 읽는 이로부터의 반응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다시 한 번 명심할 것! 서양 문화를 더 많이 이해할수록 당신의 영어 작문이 품격을 갖추게 될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 번역 = 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 |
토익을 넘어서라! 영어 에세이 잘 쓰는 법
대부분의 한국인은 단지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작문을 공부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문서를 이용한 의사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요즘 직장인에게 영어를 활용한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메시지, 그리고 보고서 작성 기술 등은 말로 하는 의사소통만큼이나 중요하다.
만약 당신이 ‘글 잘 쓰는 법’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글 잘 읽는 법’에도 능통할 확률이 높다. 여기에 잘 구성된 영어 에세이의 얼개에 대한 개념까지 갖춘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는 단지 작문 실력 향상뿐 아니라 영어 텍스트를 접했을 때 자신의 관심 분야를 재빨리 포착,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여기 제시하는 예는 5개 단락으로 구성되는 에세이의 기본 틀과 각각의 단락에 포함돼야 할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첫 번째 단락 독자를 유인하라
글의 시작 부분엔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포함되는 게 좋다. 특히 글의 주제가 딱딱하고 지루할 경우 이 단락을 잘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의 토익 교재는 당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글을 시작하는 법을 알려줄 것이다. 그러나 서양인들은 ‘좋은 작가는 질문으로 글을 열지 않고 오히려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글을 전개한다’고 생각한다. 주제와 연관된 개인적 예나 재미있는 일화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독자를 글로 끌어당기려면 시작 부분을 너무 짧지 않게, 최소한 한 단락 분량은 되도록 정리하는 게 효과적이다.
두 번째 단락 주제를 소개하라
독자의 흥미를 끈 후엔 본격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문제’가 뭔지 알린다.(불행히도 대개의 에세이는 어떤 ‘문제들(problems)’을 집중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글에서 나는 …의 문제를 다루려고 한다(In this essay, I will discuss…)”와 같은 표현은 쓰지 않는 게 좋다. 자칫 아마추어가 쓴 글처럼 보일 수 있다.
세 번째·네 번째 단락 주제와 관련된 예를 들어라
통계 자료도 좋고 누군가의 발언 내용도 좋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로 객관성 있는 데이터를 인용하는 것처럼 효과적인 건 없다. 단, 이 경우 반드시 정확한 출처를 밝혀야 한다.
다섯 번째 단락 명확한 결론을 내려라
글을 마무리 짓는다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락에선 당신이 주장하는 바를 강렬하면서도 독창적으로 호소해야 한다. 그래야 독자로부터 일정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그 반응이 그들을 화나게 하는 것일지언정!) 만약 독자가 당신이 도출한 결론에 아무런 감흥을 얻지 못한다면 이제까지 글을 전개해온 당신의 노고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마지막 단락을 쓸 땐 나머지 부분이 결과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 할지라도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영국 출신 저널리스트로 현재 코리아IT타임스(ittimes.co.kr) 에디터. 영자지 코리아헤럴드·코리아타임스·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칼럼 기고. 파고다어학원 영어 강사 역임.
| 한국인이 한국인에게 전하는 충고 |
어순에 문화가 반영됐다는 것 명심해야… 서양문화가 곧 미국문화라는 생각도 착각
성균관대에 다니고 있는 김은실씨는 학과 공부를 하는 틈틈이 영자신문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그는 영어 작문과 관련, 다른 학습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영어로 글 쓰는 일을 나름의 직업으로 삼고 있는 제게도 무언가를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매 순간이 고통이었어요. 외국어로 글 쓰는 일에 대해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이 과정을 제대로 해내려면 우선 스스로의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거예요. 문장 하나, 단락의 구조 하나에도 글 쓰는 사람의 생각이 스며들게 마련이거든요.”
김씨는 “영어와 한국어의 작문 체계엔 많은 차이점이 있다”며 “그중에서도 한국인이 영어로 글을 쓸 때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은 영어 문장의 순서”라고 지적했다. “영어 문장의 어순은 그냥 정해지는 게 아니에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도 우리와는 상이한 영어권 문화의 절차와 방식이 반영돼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는 “언어 학습에서 아무리 문화의 특성을 강조해도 한국인 학습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영어와 한국어는 전혀 다른 언어권에 속해 있어요. 그렇지만 한국인들은 아주 짧은 기간 서양문화를 접해보곤 영어의 특성을 ‘이럴 것이다’라고 쉽게 단정 짓곤 해요. 그 과정에서 비교대상이 되는 건 아시아 국가들이고요. 제일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서양문화’라고 하면 막연하게 ‘미국문화’를 생각한다는 데 있습니다.”
'영어교육의 목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교관 40%, 영어로 능숙한 업무처리 어려워” (0) | 2008.10.07 |
---|---|
학생은 입 다물고 강사만 떠들어대는 이상한 영어학원 (0) | 2008.08.24 |
" 영어 사용 환경에 빠져야 영어 극복" (0) | 2008.07.03 |
영어, 영어 외쳐도… 한국영어 '바닥' (0) | 2008.06.04 |
토익 900점 '영어 우등생'을 위한 경고 (0) | 2008.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