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먼 곳에

님은 먼 곳에

 

 

이준익 감독

'왕의 남자' 이후 , '라디오 스타'를 보며 그 인간 군상에 대한 미학을 읽었습니다. 

그의 스케치를 다시 한번 스크린에서 만나 보았습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 지 궁금했는데 언제나 그러하듯이 주변 세력을 통해 전쟁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얘기하고 있군요. 멋진 아이디어 입니다.

 

베트남 전쟁 한 복판에서 이야기가 시작될 줄 알고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그 옛날, 어느 영화에서 나왔던 배경같은 시원한 논밭들이 보입니다. 한 여인의 어설픈 노랫소리... 

 

순이. 이 여인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사귀던 여대생과 결혼하지 못하고 시골 고향 처녀인 순이와 결혼한 남편은 삼대독자. 결혼 한지 얼마되지 않아 군에 입대해버린 남편을 시어머니의 강요로 한 달에 한번 면회가야하는 신세.. 사랑하지 않는 여인에게 정 조차 주지 않는 남편은 병영내에서 일을 치고 베트남 전선에 파견됩니다.   

 

한 달에 한번 면회간 날. 순이는 말 한마디없이 남편이 베트남으로 떠난 사실을 압니다. 시어머니가 직접 아들을 찾아 나서겠다는 바람에 대신 베트남으로 떠나게 됩니다.

 

행방조차 알길 없는 남편을 찾아 베트남으로 떠나기를 결심한 순이. 베트남을 갈 수 있다는 말에 무작정 ‘정만’을 쫓아 위문공연단의 보컬로 합류하여 ‘써니’란 새 이름을 얻은 그녀는 화염과 총성이 가득한 베트남, 그 전쟁의 한복판에 뛰어드는데...

 

목표는 단 하나 남편을 만나겠다는 것.

 

피비린내나는 전쟁통에서 만난 베트남군에게 돈 벌러 온 한국인이라는 말을 했더니 한국군도 그렇다고 하더군요. 움찔! 약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남의 나라 전쟁에 끼어들어 젊은 목숨 바친 값으로 경제를 일구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순이는 아내, 여인으로서 영화가 방영되는 내내 눈에서 눈물이 나게 했습니다.

왜 이리 슬플까요? 그리고 왜 이리 마음이 통할까요?

 

결국 살신성인의 자세(?)로 남편까지 구하게 만드는 그 내조...

남편이 베트남 떠나기 전에 묻던 말..

"니 내 사랑하나?"

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이 '님은 먼곳에'라는 노래를 부르며 남편이 가 있는 전쟁터에 남편 앞에 나타나 봅니다.

"나는 너를 사랑해~ 이 만큼... 목숨을 아깝지 않게 생각할 정도로.."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지?"~

다시 그 노랫말이 떠오릅니다.

사랑은 어디서나 위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