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스피치(The King's Speech)
83회 아카데미상 수상을 필두로 수많은 영화제에서 감독상, 연기상, 각본상을 탄 영화입니다.
남자 주인공 콜린퍼스가 출연한 영화는 빠지지않고 보는 편이라 개봉일만 손꼽아 기다리다 드디어 보았습니다. 남편에게도 사전 설명을 해주며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돈도 아끼고 쾌적한 분위기에서 보고 싶어 조조를 보았습니다. 이른 시간에 영화를 본다는 것은 '영화광'만의 자세가 아닐까요? 후후
현 영국여왕 엘리자베스2세의 아버지인 조지6세에 대한 실화라 더 궁금한 것이 많았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각본가 데이빗 세이들러에게 당시의 기억들이 여전히 가슴 아프다며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은 작품으로 쓰지 않기를 바랐다는 군요. 하지만 영화가 완성되고 <킹스 스피치>를 통해 엘리자베스 2세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사랑으로 이 작품을 완성한 제작진들에게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영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몇가지 흥미로운 사건들도 다시 생각났습니다. 1936년 왕위도 버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택한 '로맨틱 가이'가 이 시대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불현듯 났습니다. '세기의 로맨스' 혹은 '세기의 스캔들'이라고 불리는 에드워드8세와 미국인 이혼녀 심프슨 부인의 로맨스는 청소년기의 저를 얼마나 흥분시켰는지 모릅니다. 다시금 기억이 되살아나 무미건조한 마음에 핑크빛 추억이 되살아났습니다. 에드워드 8세의 로맨틱한 결정 덕에 조지6세는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조지 6세의 아버지인 조지 5세는 라디오 연설방송을 실시한 첫 영국왕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형이 능숙하게 라디오 방송 연설을 하는 것이 그저 부럽기만한 버티(콜린 퍼스 분)는 말을 더듬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컴플렉스를 고쳐보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애를 써보았지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호주출신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쉬 분)를 만나게 되고 기상천외한 치료법을 통해 말더듬증 극복에 도전하게 됩니다.
소심한 성격과 병약한 체질, 심각한 말더듬증으로 인해 사람들 앞에 나서기 싫어했던 조지 6세는 세계 제 2 차 대전 당시 폭격 속에서도 궁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국민들 곁을 지킨 책임감이 강한 왕이었다는군요. 심각하게 말을 더듬는 조지 6세가 세계대전 참전 연설하는 장면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매력을 느낀 인물이 있습니다.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입니다. 그는 독특한 방법으로 왕이 자신의 컴플렉스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제가 상담할 때의 마음과 한마음이 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저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즐거웠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왕을 치료한 사람이라는 점이지요! 후후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자신의 컴플렉스를 극복하기위해 무던히 애썼던 조지6세가 존경스러웠고 그의 언어치료사를 보며 저도 초심을 잃지않고 저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분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어떤 분이 그 영화 속 언어치료사 로그를 보면서 절 떠올렸다고 영화를 보았느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저도 같은 마음이었다고 했답니다. ㅎㅎ
어젯밤 상담 중에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상담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분인데 남편분께 저와 상담한 얘기를 해드렸더니 감동을 받았다고 하셨다는 군요. 상담료와는 별도로 금일봉을 입금하시겠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상담을 시작한 지 5년이 되어가지만 이 같은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받아야 할 지 돌려드려야 할지 고민하다가 잠을 거의 자지 못했습니다. 감동받아 주신 것이라 돌려드릴 수는 없고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아무튼 저도 감동 받았습니다.
'고객 감동' 쉽지않은 일이지만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라며 상담을 하다보면 드러나는 때가 있나 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