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재미

10년 운동팀을 해체하며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12. 6. 24. 19:41

영어유치원을 나온 작은 녀석은 수줍음도 많고 친구만들기가 서툴렀습니다. 엄마는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하고 1주일 동안 복도에 서서 아이의 수업을 보며 같은 반 엄마들을 설득해 축구팀을 만들었습니다.

 

10명으로 시작한 축구팀은 아이들이 축구하는 동안 엄마들이 같이 지켜보며 학교 돌아가는 이야기, 아이들의 근황에 대해 주고 받았습니다. 매달 당번을 정해 연락도 하고 사건사고가 나면 저와 함께 뛰어 다니며 해결하기도 하였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축구와 농구를 함께 하기 시작했습니다. 토요일에는 FC서울 유소년팀 소속으로 반원초등학교 운동장을 누비며 일요일에는 강동희농구교실 소속으로 대림운동장에서 농구를 하였습니다.

 

이사를 가거나 외국으로 나갔다 오는 친구들은 원년맴버도 다시 돌아와 뛰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중학생이 되면서 일요일 농구만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리 열심히하지 않던 아이들이 신나게 운동하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부터 였습니다. 선생님이 눈빛이 달라졌다고 했습니다.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 된 녀석들은 학교에서도 매일 농구를 하고 농구동아리에도 들었습니다. 농구를 사랑하게 되었고 축구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남자들끼리 땀 흘리며  신나게 운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졌습니다.

 

올해 과학고 들어간 친구, 유학가는 친구, 학원 스케줄 때문에 더이상 시간을 낼 수 없는 아이들이 생겨 6월까지만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10년. 이 운동팀을 유지하기 위해 전 매 회 빠지지 않고 운동장으로 나갔고 엄마들과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노력 덕분인지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지만 약간은 섭섭합니다. 그리고 뿌듯합니다.

 

엄마의 의지와 사랑을 우리 아이들이 기억해 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