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存廢) 논란까지 빚었던 외국어고 개편 문제는 학생 수를 현재보다 줄여 유지하거나, 2012년까지 국제고·자율형사립고 등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또 내년의 외고·국제고 입시부터 신입생을 100%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선발하고, ▲중학교 영어 내신과 ▲학생이 기술한 학습계획서 ▲학교장 추천서의 세 가지 전형요소만 반영해 뽑기로 했다. 교과지식을 묻는 구술면접과 적성검사·영어듣기 등은 전면 금지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0일 발표한 외고 개편안에 따르면, 외고가 지금처럼 외고로 존속하려면 학교 규모를 학년별 10학급,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현재 전국 30개 외고는 4~12학급이며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36.9명이다. 교과부 이규석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은 "지금처럼 외고의 학생 수가 많으면 효과적인 외국어 수업이 안 되기 때문"이라며 "외고가 존속하려면 정원을 현재에서 평균 25% 정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고가 국제고로 전환을 희망할 경우엔 내년에 교과부가 발표할 기준에 따라 역시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제고 전환 조건은 외고 존속과 비슷한 학급당 학생 수(25명) 조건이거나 조금 완화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고들은 또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할 수도 있지만, 대도시의 자율고는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하므로 이를 선택할 외고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고 체제 개편과 함께 당장 내년부터 외고·국제고의 입시가 대폭 바뀐다. 학생들의 잠재력 등을 평가하는 '입학사정관제'를 전면 도입해 입학생 전원을 선발하고, 정원의 20% 이상을 빈곤층(기초생활수급자~차차상위 계층) 자녀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선발한다. 또 토플·토익 등 영어인증시험과 경시대회 성적을 입시에 반영하지 못하며, 내신 성적은 중 2~3학년 영어성적만 반영하도록 했다.
교과부 이규석 본부장은 "사교육을 줄이도록 입시를 대폭 개선하되, 엘리트(수월성) 교육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는 개편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원외고 최원호 교장은 "외고를 폐지하지 않고 엘리트 교육기관으로 인정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학급당 학생 수를 지나치게 줄이라고 규제한 것은 학교 자율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외고 교장들은 "학교 내신 중 영어성적만 반영해서는 학생선발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엘리트 교육 기능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고 폐지론을 주장해온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매우 미흡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고심 끝에 나온 결과로 이해한다"며 정부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야당과 일부 교육단체에서는 "외고의 입장을 대변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교과부는 외고 개편과 동시에 일반계 고교의 엘리트 교육을 강화해 학교별로 영어·수학 과목의 무학년제 수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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